교회와 세금, 십일조 문제
세금 납부가 세속화? 종교개혁 이전 얘기일뿐!
[MBC '100분 토론] 종교인 납세가 대세…교회 문제 보는 시각은 '뚜렷한 차이'
입력 : 2008년 02월 01일 (금) 02:56:26 [조회수 : 2925]이승규 ( hanseij

  
 
 MBC '100분 토론'이 종교인 과세를 주제로 다뤘다. 시청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MBC 홈페이지 갈무리) 
 
"직장인과 목회자가 같이 세금 내면 세속화된다는 우려는 역설이다. 오히려 (세금 납부에) 개신교가 앞장서야 한다. 개신교가 가톨릭에서 나온 이유가 뭔가. 만인제사장 설이 있다. 목회자와 교인이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 세금 내라고 하니까, 목회자는 성직자라고 내면 안 된다고 하는데, 모순이다. 오히려 가톨릭 신부들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박득훈 목사)

"목회자에게 근로소득세를 제도화해서 강제로 (세금을) 징수하면 (교회가) 세속화될 수 있다. 교인은 성직자를 존중하고 신뢰하고 있는데, 세금을 내면 근로자로 생각할 수 있다." (김진호 장로)

1월 31일 저녁 11시 5분부터 '종교인 과세 논란'을 주제로 MBC에서 방송된 '100분 토론'에서는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토론에는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와 이필완 목사(당당뉴스 운영자)·고은광순 씨(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 공동대표)·정재규 목사(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상임총무)·이억주 목사(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김진호 장로(한기총 종교재산법연구위 서기)가 나섰다.

'호화 생활 할 수 있다' VS. '종교인은 가난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이날 토론은 모두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먼저 MBC '뉴스후'가 지난 1월 26일 방송해 큰 반향을 불러왔던 일부 대형 교회 목사들의 호화 생활 논란에 대해 정재규 목사는 "방송이 고집스럽게 이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대형 교회 목사들의 생활을 잘 안다"며 "그들은 자기 재산을 드려 목회를 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김진호 장로는 "일부 목사는 호화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을) 두둔하거나 변명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일부를 부각해 전부를 파렴치한 집단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필완 목사는 "종교인은 검소하고 가난한 생활을 해야 한다"며 "부자로 살기 원한다면 종교인 행세하지 말고, 장사나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토론 초반은 박득훈 목사와 이억주 목사의 논쟁이 불꽃을 튀겼다. 박득훈 목사는 "MBC가 한국교회 내부의 문제를 다룬 것에 대해 매우 슬프지만 감사한 마음도 있다"며 "이를 계기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한국교회에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억주 목사는 박 목사의 얘기에 "교회를 비판하는 방송은 성탄절이나 부활절에 맞춰 한다"며 "놀부 심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박 목사는 "한국교회는 외부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현재 교회의 잘못을 교회 내부에서 고치는데 전력해야지 변명을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득훈 목사는 조용기 목사와 옥한흠 목사가 1월 11일 한 세미나에서 말한 '한국교회 귀족화', '한국교회 세속화' 발언을 거론하며, 2007년을 한국교회대각성의 해로 정했지만, 정작 회개했다는 어떠한 결과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억주 목사는 "대형 교회 목사들에 대한 진단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새롭게 등장하는 목사들은 의식이 있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고은광순 씨가 가세했다. 고은 씨는 "전 세계 50개 대형 교회 중 23개가 한반도 남쪽에 집중되어 있다"며 "왜 그럴까.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돈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고은 씨는 "빛과 소금이 되라는 옛말이 이제는 너무 달라졌다"며 "이억주 목사는 잘하는 목사도 많다고 하지만, 우리처럼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보면 한국교회는 정말 잘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십일조 논쟁으로 이어져   
 
  
 
 

▲ 기윤실이 지난 2006년 개최한 '목회자 세금 납부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일부 목회자는 세금을 자진해서 납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수 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일부 목사의 호화 생활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로 시작한 토론은 십일조 논쟁으로 이어졌다. 포문은 고은광순 씨가 열었다. 고은 씨는 "조용기 목사의 경우 한국교회가 귀족화 되었다고 했다가, 십일조를 내라고 한다"며 "영국에서는 1600년대 이미 십일조 제도가 없어졌고, 프랑스에서는 산업혁명 때 없어졌다"고 했다. 고은 씨는 이어 "십일조를 강요하는 한국교회는 굉장히 부도덕하다"고 했다.

정재규 목사는 이에 대해 "고은광순 씨가 교회는 썩었다고 말하는데,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교회는 건실하게 잘 나가고 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에 가보니, 대형 교회 차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래서 한국교회에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이어 고은 씨를 향해 "믿음이 없으면 성경 말씀은 건드리지 말라"며 "십일조를 걷어 복음을 전하고 필요한 부분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은 십일조를 거두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가 쇠퇴했다고 반박했다.

사회를 본 손석희 씨는 2007년 7월에 했던 '종교인 과세 논란' 당시에도 십일조 논란이 나왔지만, 매듭을 짓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득훈 목사가 정리에 나섰다. 박 목사는 "십일조는 신학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십일조를 하든 하지 않든, 그 정신을 어떻게 이어나갈 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십일조를 물질의 축복을 받는 수단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목회자들이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박 목사는 "이런 기복신앙이 사람들을 교회로 모으는 요인이 됐다"며 "하나님과 돈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고 가르쳐서 성장한 대형 교회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대형 교회도 얼마든지 잘못할 수 있는데, 이런 교회를 비판하면 안 된다는 논리가 팽배하다"며 "하나님이 축복했기 때문에 커졌다는 말은 단순한 논리다"고 덧붙였다. 

다시 이억주 목사가 반박했다. 이 목사는 이에 대해 "그건 박 목사 개인의 생각일 뿐이다. 대형 교회를 칭찬하거나 동경하지 않는다"면서도 "교인들은 십일조를 하면 복 받는다는 생각보다는 하나님을 사랑해서 하는 헌금이다"고 말했다.

이 목사의 논리에 박득훈 목사의 반론이 이어졌다. 박 목사는 "십일조와 대형 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소수라고 말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수많은 사람과 목회자를 만나 얘기를 나눈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이억주 목사가 너무 간단하게 개혁 세력을 '편견으로 가득찬 소수의 목소리'로 치부한다는 얘기다.

박 목사는 "만약 이 목사의 말대로 한두 사람이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교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이 얘기를 전체의 지적처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교회가 진정 새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몸의 일부분에 암이 걸렸는데, 아주 작은 곳에 생겼으니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결정적인 곳에 암세포가 생기면 죽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억주 목사는 "한국교회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교회 비판 보도가 나가면) 울음꾼보다 상주가 더 슬프다. 우리가 더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끼리 내부에서 말할 때는 (방송보다) 더 치열하게 (교회 문제를) 얘기 한다"고 반박했다.

박득훈 목사는 "가슴이 아픈 건 마찬가지"며 "왜 내부에서는 얘기하는데, 외부 지적은 받아들이지 않냐"고 했다.

한국교회, 자정능력 있다?    
 
  
 
 

▲ 목회자 세금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MBC '100분 토론'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당연히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토론이 시작되고 한 시간여가 지나서야 종교인 과세 문제가 나왔다.

김진호 장로는 "과거부터 성직자에 대한 세금은 자율에 맡겼다"며 "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좋아지고, 규모도 커져 대형 교회 중심으로 세금에 동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그러나 "성직자에게 근로소득세를 제도화해서 강제로 징수하면, (교회가) 세속화될 수 있다"며 "만약 근로소득세를 걷으려면, 철야기도나 쉬는 날 장례 집례를 하게 되면 시간 외 수당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교인들이 성직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억주 목사는 "목회자가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다"고 했다. "교회 내부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은광순 씨는 자율로 세금을 내는 목회자가 많이 있지만, 이를 종교법인법 등으로 제도화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고은 씨는 "자신의 소득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선택에 따라 내는 것은 세금이 아니다"며 "제도를 만들자"고 했다.

박득훈 목사는 신학적으로 세금을 내면 세속화한다는 주장에 대해 "목회자가 세금을 내면 세속화된다는 우려는 역설이다"며 "오히려 개신교가 (세금 납부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정재규 목사는 "지금까지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건 제도의 문제였다"며 "이를 빌미로 모든 목회자가 탈법을 행한 사람으로 매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토론은 '종교법인법'으로 옮겨갔다. 이필완 목사는 "교회가 자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치가 있지만,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종교법인법'이라는 외부의 잣대를 이용해서라도,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고은 씨는 "사회에서는 유죄를 받았는데, 교회에서는 기소유예나 면죄부를 준다"고 꼬집었다. 교회 수준이 오히려 사회보다 낮다는 문제제기다.

정재규 목사가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정 목사는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를 거론하며, '사회에 대한 반항으로 가득한 교회'라고 했다. 이 교회가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법을 가르쳤는데, 사회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정 목사는 또 "이런 비판적인 얘기는 하지 말고, 희망적인 얘기를 하자"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교회가 자정의 노력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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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chi | 2008/02/01 18:52 | 하늘을 보니.. | 트랙백 | 덧글(1)
Commented by 키크는아이 at 2008/07/06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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