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조금 인상하면 위헌!

[월드 뉴스] 독일 헌재, 낮은 방송수신료 인상폭 위헌 판결

 

   독일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폭이 방송재정수요조사위원회(KEF)의 제안보다 낮게 책정된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지난 2005년 4월 결정된 방송수신료 인상폭이 헌법에 보장된 방송자유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공영방송사가 제시한 수신료 인상폭(2유로 1센트) 뿐만 아니라 KEF가 제안한 인상폭(1유로9센트)도 관철되지 못하고, 결국 주수상회의(MPK)에서 88센트의 인상폭이 최종 결정된 뒤 끊이지 않던 방송수신료 인상폭에 대한 논란에 큰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판결은 지난 1994년 제8차 방송 판결(일명: 방송수신료판결) 이후 13년 만에 나온 헌법재판소의 방송 관련 판결이다.

     

   연방헌법재판소 제1부는 무엇보다 KEF의 수신료 인상안과 다르게 결정한 입법권자의 판단근거가 방송자유를 고려할 때 이미 부분적으로 성립되지 않으며, 명백히 잘못된 가정을 근거로 삼고 있다고 판결했다. 나아가 방송수신료가 재결정될 경우 2009년 1월부터 발효됨을 감안하면 수신료 인상폭을 새로 책정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또 재판부는 입법권자의 결정이 특정조건하에서는 KEF의 제안폭과 다를 수 있으나 이번 논쟁에서는 그러한 특정조건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공영방송사의 헌법소원 내용 중 방송수신료 책정 방식 수정 요구에 대해서는 KEF의 수신료 산정 방식 및 절차가 방송자유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므로 현행대로 유지된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한편, 이번 판결에 앞서 독일 제2공영방송(ZDF)은 지난해 방송수신료 인상폭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으며, 지난 2005년 가을에는 제1공영방송(ARD)이 동일한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독일 공영방송사는 헌법재판소가 이번 판결을 통해 또 한번 방송과 국가의 관계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고 집권여당인 사민당도 향후 나아갈 바를 제시한 판결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이날 판결은 정치권의 방송개입의 한계를 다시 한번 명확하게 규명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현행 방송수신료 산정제도 수립 이후 KEF의 수신료 인상안이 정치권으로부터 거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모범적인 연구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송의 독립성과 관련하여 이번 판결은 입법권자가 원칙적으로 KEF의 제안을 수정할 수 있으나 이때에도 방송사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고려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정치권의 개입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세세한 경제 현황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함을 밝히고 있다. 사회전체적인 경기변동과 이로부터 파생되는 국민의 경제생활수준이 함께 고려되고, 시청료납부자의 경제적 부담 증가 사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연방헌법재판소가 방송수신료 인상폭 위헌판결을 내렸지만, 현행 방송수신료(17유로3센트)는 2008년 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독일 공영방송사는 이에 따른 수신료 손실액을 4억4,000만 유로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회기년도인 2009년부터 방송수신료가 새로 책정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수신료 손실부분에 대한 추가보상금이 포함될지 여부는 미지수이며, 이는 향후 KEF의 검토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아래표 참조).

     

   1994년 제8차 방송판결의 맥락을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날 판결은 방송의 고전적인 임무와 문화적 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21세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의 공영방송의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여론다양성과 방송프로그램의 수준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RTL 등 독일 거대민영방송사는 최근 들어 공영방송의 기본임무 수행이 부실한데도 수신료를 인상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이번 판결이 국가기간방송의 손을 들어준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기본임무, 그리고 수신료의 당위성 등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관한 논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 독일 방송수신료 변동 추이 -

     

     

* 참조: <epd-Medien>, 2007년9월12, 15일자/<Funk-Korrespondez>,

   2007년9월14일자/ 연방헌법재판소판결BVerfG, 1 BvR 2270/05 vom 11.9.2007,

   Absatz-Nr. (1 - 213)

* 관련링크: http://www.spiegel.de/kultur/gesellschaft/0,1518,505049,00.html

* 서명준 (한국언론재단 독일통신원, mjseo1019@hanmail.net)  

 

by chichi | 2007/09/27 13:08 | KBSrama | 트랙백 | 덧글(1)
Commented by 파발마 at 2007/09/27 18:00
수신료의 의미와 납부, 난시청문제와 케이블 요금 등을 정확히 아시려면
http://blog.naver.com/wisdommini 또는 http://www.kbs.co.kr/susin/ 으로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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